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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사고’ 후쿠시마나비 심한 기형 발견돼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지난해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의 나비들에서 심한 기형이 발견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방사선 저항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곤충에서 기형이 나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일본 과학자들은 “지난해 원전 사고 후 채집한 후쿠시마 지역의 나비들에서 다리, 더듬이, 날개 모양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돌연변이가 방사능 물질과 관련이 있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 후 후쿠시마 지역을 비롯한 일본 내 10개 지역에서 남방부전나비(Zizeeria maha) 성체 144마리를 붙잡아 조사했다.

원전 사고 당시 유충이었던 이 나비들 가운데는 날개가 작고 눈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돌연변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지역에서 1750㎞ 떨어진, 인위적인 방사선이 검출되지 않는 지역의 실험실에서 이 나비들을 교배시켜 태어난 2세대 나비들은 1세대 나비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던 더듬이 기형 등을 보였다.

연구진은 6개월 후 다시 10개 지역에서 나비 성체들을 채집했는데 후쿠시마 지역의 나비들은 앞서 사고 2개월 후 채집된 개체들보다 2배나 많은 돌연변이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방사선에 오염된 먹이를 먹었을 뿐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부모 세대의 돌연변이 형질을 물려받아 높은 돌연변이 비율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진은 남방부전나비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고 원전 사고 이전부터 이들을 환경 지표로 사용할 것을 고려중이었다.

연구를 이끈 오타키 조지 류큐대학 교수는 “우리는 이전에도 남방부전나비의 색깔 패턴이 지구 온난화에 반응해 일으키는 진화를 봤기 때문에 이들이 인간의 환경을 모니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누출된 방사선이 아직도 동물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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