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책으로 英서 ‘도박 앱’ 출시
최근 성장 둔화 우려로 상장 3개월 만에 주가가 반 토막난 페이스북이 결국 온라인 도박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영국 온라인게임업체 게임시스와 함께 ‘빙고ㆍ슬롯 프렌드지(Bingo and Slots Friendzy)’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실제 돈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이 앱은 18세 이상 성인만 사용 가능하며, 영국에서 먼저 선보인다.
줄리앤 코도니 페이스북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게임부문 대표는 “게임시스가 게임을 제공하고, 우리는 고객을 제공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 도박은 인기가 높으면서도, 규제가 잘 되는 분야”라면서 “수백만명이 즐기는 빙고 게임은 하나의 사회적 경험이 되고 있어 우리가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블랙잭ㆍ룰렛 등 카지노 게임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도니 대표는 “도박 게임을 더 늘리기 위해 다른 도박업체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은 성장을 위한 자구책이지만, 영국 외 국가에서는 도박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적극적인 사업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페이스북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은 실제 돈을 사용하는 소셜게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분기 1억57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방문자와 이용시간 증가가 둔화하면서 주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떨어진 탓이다. 여기에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단 비어드 플랫폼 담당이사 등 핵심 경영진까지 회사를 떠나면서 페이스북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선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페이스북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5월 18일 상장 당시 38.23달러에서 7일 종가 기준 20.66달러로 45.96% 급락한 상태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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