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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추가부양책 유보 왜?..“美경제 상황 아직은 괜찮다” 메시지
-9월 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 가능성 관심 고조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추가 부양책을 유보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9월 통화정책회의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지난 31~1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역시나’였다. 이미 시장에선 이번에 3차 양적완화(QE3)는 없을 것으로 기정사실화했었다. 다만 금리 추가 인하나 채권 매입 확대 등의 다른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일부 제기되는 정도였다.

뚜껑을 열고보니 연준은 특단의 대책은 커녕 시장을 달래기 위한 ‘성의 표시’도 없었다. 오는 2014년말까지 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 유지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 매도ㆍ장기채 매수), 모기지담보증권(MBS)에 대한 재투자 등 기존 정책 연장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날 연준의 경기 진단은 직전 회의 때보다 좀더 비관적인 어조를 띠었다. 회의 성명에 “올 상반기에 경제활동이 다소 둔화됐다(somewhat decelerated)”라는 표현이 삽입된 것. 지난번 성명에선 “올 들어 경제가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다(expanding moderately)”라며 낙관론을 폈었다.

연준은 그러면서 고공행진하는 실업률 등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립서비스’를 반복했다. 연준이 이처럼 우울한 경제 진단 속에서도 관망세를 취한 것은 아직 미 경제 상황이 새로운 부양 조치가 필요할 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달 3일 나오는 7월 신규 일자리 창출은 10만개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의 평균 22만2000개에 한참 모자라지만, 2분기의 평균 7만5000개 보다는 늘어난 수준이다. 실업률은 3개월째 8.2%를 유지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또한 고용, 제조 부문의 부진과 달리 주택 시장은 개선 쪽에 무게가 실린다.

추가 부양책의 효과가 의문시되는 점도 연준이 추가 조치를 유보한 배경 중 하나다. 이미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고, 투자 심리 냉각으로 추가 금리 인하 시 대출 확대와 고용창출에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논리다. 연준의 정책 운용의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마지막 패’를 남겨뒀을 공산이 크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현 정부를 위해 연준이 총대를 멘다는 공화당 진영의 비판을 의식한 처사란 분석도 있다.

공은 다시 다음달 12~13일 열리는 9월 정례 회의로 넘어갔다. 모건스탠리 스미스바니의 제프 애플게이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연준이 다음달 추가 부양책 제시를 위한 길을 텄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다음달 연준의 강도높은 추가 조치가 따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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