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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큰손들 위험 자산 처분, 현금 확보 러시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 경기 둔화와 유럽 부채위기의 겹악재 속에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중국투자공사(CIC) 등 아시아 ‘큰손’ 투자자들은 앞다퉈 주식 등 위험자산을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GIC와 CIC는 총 1조달러 정도의 자산을 굴려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이들의 행보는 주목된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외환 보유액을 운용하는 자산 3000억달러 규모의 GIC는 전일자 2012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연례 보고서에서 현금 비중을 직전 연도의 3%에서 11%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에 대표 위험 자산인 주식 보유 비중은 49%에서 45%로, 채권의 경우 22%에서 17%로 각각 낮아졌다.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채권 비중마저 줄어든 것은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중앙은행 개입 등으로 선진국 채권수익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응콕송 C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더 나은 투자기회를 찾으려고 투자수익을 현금화해 비축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GIC는 지역별로는 아시아 비중을 27%에서 29%로 높인 대신 유럽은 28%에서 26%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42%로 변화가 없었다.

아문디자산운용과 인베스코, ING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JP모간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츠 등도 점차 ‘신중 모드’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즈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를 포함한 펀드운용사들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현금 전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좀 더 값싼 자산에 재투자하기 위한 임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미 경제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유럽 정책당국의 위기 해소 대책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있는 증거라는 해석도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아베르딘에셋매니지먼트의 앤소니 마이클 채권 담당 아시아 수석은 저널에 “투자자들은 변동성과 주식 투자 성과에 환멸을 느끼고 있어 당분간 좀 더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약 1600억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싱가포르 소재 테마섹홀딩스도 이달 초 2012회계연도에 상장주식 보유 비중이 73%로 직전 회계연도의 78% 대비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장부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은 22%에서 27%로, 에너지ㆍ자원 관련 투자는 3%에서 6%로 각각 늘어났다.

총 자산이 4820억달러에 달하는 CIC는 지난주 포트폴리오 내 상장 주식을 현저히 줄이고, 시장의 단기 부침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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