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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평행이론’ 주인공은?
오바마(2004년 부시 재선 성공) vs 롬니(1980년 레이건 당선)
오바마, 2004년 부시와 상황 비슷
롬니 부자 이미지로 반사이익
롬니, 경제전문가 이미지 내세우며 공격
1980년 레이건, 경제회생 확신으로 역전



미국 대선에서 역대 최고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평행이론’의 현실화를 바라고 있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04년 대선을, 롬니 전 주지사는 현직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온 1980년 대선을 선례로 삼고 있다.

▶2004년 대선, 부자 이미지의 패배=2004년 대선에서는 현직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50.73%의 득표율로 존 케리 민주당 후보(48.27%)를 제쳤다. 두 후보는 마지막까지 초접전을 벌였지만 부자 이미지가 강한 케리 후보에게 유권자가 등을 돌리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부시는 재임 시절 이라크전쟁 수행으로 뭇매를 맞았다. 2001년 9ㆍ11테러 직후 90%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재선에 도전한 2004년 여름 50%까지 떨어졌다.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7월까지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은 부시정부가 이끄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전자인 케리 후보에게는 ‘부자’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는 서민층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했고, 국정수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은 부시보다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이는 이번 대선과 비슷한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롬니 후보가 케리와 같이 부자 이미지라는 점이 오바마에게 호재가 되고 있다. 특히 베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경험이 ‘일자리 죽이기 대장’이라는 오명을 낳으며 롬니의 발목을 잡고 있다.

▶1980년 대선, 문제는 경제=1980년 대선에서는 도전자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50.7%의 표를 얻어 현직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41%)을 밀어내고 백악관을 차지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경제를 악화시킨 탓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선이 치러진 1980년 7월 실업률은 7.8%로 당선 초기 6%에 비해 높아졌고, 카터의 지지율은 30% 수준으로 저조했다.

초여름까지만 해도 카터의 지지율은 레이건보다 앞섰지만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전세는 완전히 뒤집혔다. 10월 후반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레이건은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고 유권자는 카터의 대안으로 레이건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도 경제다. 오바마는 취임 이후 실업률을 8% 밑으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롬니는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우며 오바마를 공격하고 있다. 29일 현재 오바마와 롬니의 지지율은 47%로 같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선은 초박빙이 될 것”이라며 “얼마나 근소한 표 차로 승부가 나느냐는 문제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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