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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박지원 방탄국회’로 소탐대실할 건가
검찰이 30일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출두 요구를 3차례나 무시한 결과다. 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은 “대선을 앞둔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해찬 대표는 “군사독재 때 권력에 붙어서 기생하던 검찰의 공작정치”로 몰아세우고 박 원내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장담했다.

박 원내대표는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등으로부터 1억원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할복까지 언급하며 결백을 주장해온 박 원내대표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강제구인이라도 하겠다는 검찰이다. 추가 금품수수 단서를 포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수순대로라면 박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표결 처리될 전망이나 결과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아예 표결에 불참하면 재적의원 과반수를 못 채워 자동 부결되고, 참여하더라도 작심하고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링)를 앞세운다면 표결 자체가 불발되고 만다. 민주당 수뇌부는 더 나아가 주말을 틈타 어떻게라도 임시국회를 소집해 회기를 가을 정기국회로 이어지게 하고, 대선까지 자동적으로 ‘박지원 방탄국회’를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때 가서 보자는 식이다. 만일 정두언 의원 때처럼 새누리당 일부에서 부당성에 공감한 반란표가 8표 정도만 나온다면 여야 합작의 정치적 면죄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로 새누리당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여론이 이를 눈감아줄 리 없다. 경우에 따라선 이-박 연대 리더십이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둘 입장에선 ‘박지원 구하기’는 정치적 모험이자 당 차원에선 감당키 힘든 부담인 것은 당연하다. 방탄 불똥이 당 대선후보들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당내 대선 경선후보 5명을 확정하고도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내부 불만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 대표의 ‘박지원 집착’을 두고 정치적 패착이라는 질타까지 나온다.

방탄 결의 의총에서 충성 발언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초선인 황주홍 의원 등 극히 일부가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당론이라는 구태의 패거리 정치로는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민주당으로선 작은 것을 고집하다 큰 것을 잃고 뒤늦게 땅을 친 경험이 적지 않다. 이러다 또 들러리 신세가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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