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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재정위기는 양파껍질 벗기기 같다”
CNBC ‘늪에빠진 5가지 이유’분석

①부동산버블로 지방정부 부실
②高실업률로 경제성장 전망 취약
③은행권 구제금융 우려
④국채 인기 하락…외국인 등돌려
⑤긴축에 지친 시민들 분노 증폭



“스페인 재정위기는 양파 껍질 벗기기와 같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온다.”

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경제가 2009년 이후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며 ▷지방정부 부실 ▷취약한 경제 성장 전망 ▷은행권 구제금융 우려 ▷국채 인기 하락 ▷증폭되는 시민 분노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스페인 지방정부의 부실은 지난 2007년 부동산 거품이 일면서 시작됐다. 갑자기 막대한 세입을 거둔 지방정부들이 재정을 흥청망청 쓰기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지방정부들은 앞다퉈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을 짓고 복지예산을 늘렸지만 2007년 이후 부동산 거품으로 시장이 붕괴되자 비용과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지난주 발렌시아 지방정부와 무르시아 지방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지방정부들의 부채 규모는 14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바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경제 성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정부는 내년에 경기 침체가 더 심화돼 0.5%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스페인 국민 4명 중 1명은 실업자 신세이고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52%에 달한다. 이는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건설 및 관련 산업 침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유럽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은행권 구제금융은 또 다른 뇌관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스페인 은행권 구제를 위해 1000억유로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것으론 부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은행권 부실 대출은 1500억 유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채 인기 하락은 스페인 경제를 더 궁지로 몰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은 스페인 국채에 등을 돌려 국내 은행, 연금 등이 국채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고 은행권이 이를 사들이면서 함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날로 커지는 시민들의 분노도 문제다. 지속적인 긴축 정책에 지친 시민들은 정부가 재정 감축과 증세 방안을 발표하자 분노해 시위를 했다. 수십만명의 시민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 간에 충돌이 생겨 부상자까지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와 국민 간의 분열은 스페인 경제를 더 표류시키고 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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