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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냉키 “리보 구조적 결함 있다”
美상원 은행위원회서 증언
“2007년부터 문제점 우려”
리보 추가 개혁에 힘실어줘

연준 연루의혹 해명 ‘진땀’
영란은행 총재에도 ‘조작’불똥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지표인 런던 은행 간 금리(LIBOR) 조작 파문이 전 세계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리보의 구조적인 결함을 지적하며 리보 개혁론에 힘을 실었다.

버냉키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연준 관계자는 이미 2007년 말부터 리보의 문제점을 우려하기 시작했고, 당시 은행이 자신들이 차입할 수 있는 금리를 낮게 평가해 제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리보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면서 “리보가 금융거래의 지표금리로 계속 작동하기 위해서는 리보 결정 과정에 추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글로벌 대형 은행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리보 조작 파문은 리보가 이해당사자, 즉 글로벌 대형 은행에 의한 추정 금리라는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다.

런던 금융시장에 있는 글로벌 대형 은행이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 적용되는 리보는 영국은행협회(BBA)에 매일 오전 11시 회원사 은행이 보고한 추정 금리의 상ㆍ하위 각 25%를 제외한 나머지 50% 은행의 평균으로 산출되고 있다. 결국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은행의 자의적 판단 또는 조작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보의 금리 산정 과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제2, 제3의 사태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이번 사태에 관한 연준 연루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는 2008년 4월 바클레이스 직원이 뉴욕 연준 애널리스트에게 리보를 낮게 써냈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 뉴욕 연준은 그해 5월 1일 관련 사실을 규제당국과 영란은행ㆍBBA에 알리는 등 “매우 신속히 대응했다”며 “BBA는 당시 뉴욕 연준이 제안한 6가지 개혁안 가운데 2가지만 채택했다”고 밝혔다.

리보 조작 추문은 내년 6월 말 임기가 끝나는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날 영국 의회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킹 총재는 이달 초 관련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뒤에야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란은행이 문제를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원의 질책을 받자 우리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냈다고 주장했다.

같은 청문회에서 폴 터커 영란은행 부총재는 “2008년 당시 뉴욕 연준의 리보 개혁안은 구체적인 조작을 예시하지 않아 경종을 울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FT는 그러나 2007년 가을 영란은행 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이 리보 조작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두 사람의 증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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