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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불안한 국민연금, 사적 연금이 대안
노인들이 살기에는 대한민국이 그리 좋은 나라가 아닌 모양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 수혜자는 32%에 불과하다는 게 통계청과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다. 노인 세 명 중 두 명이 노후 준비의 기본인 공적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소리다. 2007년까지만 해도 20%대 초반이었는데 그나마 많이 나아진 게 이 정도라고 한다. 노후대책 인프라의 전면적인 재구축이 절실하다.

공적 연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노인들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우리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가량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생활고에 못 이겨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노인이 가장 많은 치욕적인 기록도 우리가 가지고 있다. 이러니 늙어서도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 비율이 무려 29%나 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1~4%와는 천양지차다. 그나마 일자리조차 찾기가 쉽지 않다. 안정적 소득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인 복지대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재산과 소득이 적은 70%까지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월 지급액이 10만원도 안 돼 생계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노인복지 재원을 늘릴 수도 없다. 과도한 복지로 국가 부도위기에 몰린 그리스가 반면교사다. 공적연금을 정부 재원으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부분 국민이 의지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속을 들여다보면 안심이 되지 않는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오는 2041년 적자로 전환하고, 2053년이면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3~7년 앞당겨진 것이다. 그것도 연금 운용 수익률이 받쳐줄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대안은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다양한 사적연금이 중층구조를 이루며 안정된 노후 소득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은 정부가 일정부분 보험료를 부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퇴직연금도 더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노인 부양 비용의 증가는 세대 간 갈등 정도가 아니라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 호미로 충분한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는 미리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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