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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설재훈> 도로 위의 ‘레인메이커’가 되자
교통안전 OECD국 중 최하위
황폐해진 도로문화 대책 절실
정부, 무사고 실천대회 개최
양보·배려로 교통문화 국격 높여야


사람에게 인격(人格)이 있듯이, 국가에도 국격(國格)이 있다. 따라서 사람이 인격을 높이기 위해 힘써야 하듯, 국가는 국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교통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서양엔 ‘사람은 자기가 사는 대로 운전한다’는 말이 있다. 평소에 침착하게 사는 사람은 운전도 침착하게 하고, 평소에 거칠게 사는 사람은 운전도 거칠고 과격하게 한다는 의미다. 평소엔 겸손하게 양보하며 사는 사람은 운전도 겸손하게 양보운전하고, 평소에 이기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은 운전도 이기적이고 공격적으로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평소 인격이 운전할 때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평소의 인격을 감추고 다른 사람처럼 운전할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의 인격은 운전할 때 그대로 드러나듯이 한 국가의 국격도 도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도로 위에서 서로 먼저 가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며 아귀 다툼한다면, 그 나라의 국격도 자기만 살려고 아귀다툼하는 수준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교통문화 국격을 높이기 위해 누가 먼저 나서야 할까? 옛날 미국 인디언들의 전설에 의하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땅이 황폐해졌을 때, 무리 속에 있는 레인 메이커가 나서서 간절히 주문을 외우고 기도하면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들은 이렇게 비를 부르는 기적의 사람을 ‘레인 메이커(Rain maker)’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러한 ‘레인 메이커’는 옛날 인디언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 건조하고 황폐해진 도로 위의 교통문화에 단비를 내리기 위해서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의 도로 위에 필요한 레인 메이커는 어떤 사람일까? 먼저 오늘날의 황폐하고 건조해진 교통문화를 향상시켜야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간절히 갈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의 교통문화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다음으로 도로 위에 단비를 내리기 위해서, 자신이 먼저 즐거운 마음으로 양보하고 손해 보는 자세를 가지는 운전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양보와 배려를 통해 교통문화의 국격을 높이는 도로 위의 레인 메이커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 실천대회’를 개최하고, 전국적인 교통안전 캠페인도 실시했다. 이날 국토해양부장관이 직접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경찰청과 블랙박스동호회 간 교통안전 지킴이 협약식도 가졌다.

이러한 실천대회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이 같은 실천대회를 통해 자신이 먼저 도로 위의 국격을 높이는 레인 메이커로 변신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건조하고 황폐해진 교통문화를 단비로 촉촉이 적셔주는 품격 있는 운전자가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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