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에 할 말이 가장 많은 나라다. 자국 연안의 시사군도(西沙郡島)를 두고 중국과 자주 부딪치기 때문이다. 현재 24개 섬을 실효 지배 중이다. 베트남은 지난 7일 난사군도의 한 섬에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길이 25m짜리 초대형 국기 조형물을 설치하고 이 지역 영유권을 주장했다.
필리핀도 1970년대부터 이곳의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현재 7개 섬을 차지하고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최근엔 난사군도의 파가사 섬(일명 티투 섬)에 유치원ㆍ교회 등을 세우고 초등학교도 설치할 예정이다. 그밖에 대만은 난사군도의 타이핑다오(太平島)를 50년 넘게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1960년대부터 이 일대 석유탐사를 시작했다. 현재 6개 섬을 점령하고 병력을 배치했다.
이렇듯 앞다퉈 여기를 내 땅, 내 바다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다. 무주공산이기 때문. 태평양전쟁 당시 이곳에 주둔했던 일본이 패망하며 물러가자 남중국해 일대는 주인없는 지역이 됐다. 일본과 미국 등 연합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서도 “일본은 남중국해에서 손을 뗀다”는 데만 합의했을 뿐, 영역을 특정하지 않은 채 이 문제를 덮어놨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