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람의 작품은 포즈난에서도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모여드는 도심쇼핑몰 Stary Browar의 중앙홀 천장에 설치됐다.
‘오페르투스(원제 Opertus Lunula Umbra)’ 또는 ‘달의 감춰진 그림자’라는 이름의 이 조각은 초승달을 연상케 하는 금속덩이가 입을 다물었다 열었다 하며 움직인다. 길이 4.2m, 두께 1.3m에 거대한 발이 달려 괴생명체 같은 금속조각이 공중에서 입을 벌렸다 오무렸다 하는 모습은 장관이어서 시민들 사이에 이 조각은 꽤나 유명하다.
원래 이 작품은 최우람이 ‘2008 리버풀비엔날레’를 위해 구상한 것이다. 이 작품의 이미지 드로잉을 본 포즈난의 예술재단(Art Stations Foundation)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작품제작을 지원하게 돼 최우람은 리버풀비엔날레에 성공적으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어쩌면 아이디어 단계에서 끝났을지도 모를 한국작가의 작업을, 폴란드의 한 예술재단이 지원함에 따라 작품이 제작됐고 비엔날레 직후 옮겨지게 된 것.
이 같은 최우람의 사례는 한국작가 작업의 우수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로, 이제 지구촌 곳곳에 우리 미술가의 작업이 설치될 날도 머지않았음을 전망케 하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폴란드 포즈난의 신축빌딩 Stary Browar에 설치된 최우람의 초대형 금속조각 ‘opertus, 달의 숨겨진 그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