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존 휘트필드 지음, 김수안 옮김/생각연구소)=모든 관계와 조직에는 뒷담화와 소문이 따르게 마련이다. 험담은 나쁜 평가를 받는 행동이지만 진화생물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이기주의의 위협에 대항하는 집단의 1차 방어책으로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다. 저자는 ‘평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다각도로 통찰하며, 평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평판이야말로 인간관계의 핵심으로 본 점은 새롭다. 좋은 평판의 사례를 모방한다는 점에서 다른 생물체도 다르지 않다. 청가시고기는 동료의 행동을 관찰, 모방해 먹이를 찾고, 박새는 다른 수컷들의 대결 소리를 엿듣고 어떻게 싸울 것인지 전략을 세운다. 평판의 생성과정, 이용 시점 등을 조목조목 밝혀냈다.
▶워렌 버핏은 왜 여자처럼 투자할까?(루앤 로프턴 지음, 이종호 옮김/서울문화사)=월가 억만장자들의 재정멘토로 잘 알려진 ‘모틀리 풀’로부터 투자상을 받은 투자 전문가 루앤 로프턴이 그동안의 직ㆍ간접 투자 경험과 저명한 여성 투자가들의 성과를 성적인 차이 측면에서 분석, 집대성했다. 투자성공의 비결은 한마디로 줏대다. 전문가의 권유나 주변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자만심에 빠지지 않으며, 스스로 공부 끝에 얻어낸 투자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다. 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저자는 이를 여성적 투자성향이라 부른다. 워렌 버핏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저자는 총 8가지 측면을 제시하며 여성적 투자 성향이 남성적 성향보다 얼마나 더 좋은 결과를 낳았는지 구체적 사례와 통계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슬로라이프를 위한 슬로플랜(쓰지 신이치 지음, 장석진 옮김/문학동네)=삶을 누리며 느리게 살아가자는 ‘슬로라이프’의 제창자 쓰지 신이치가 ‘빨리 빨리’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과 실천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돈과 경제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사람들의 ‘할 일’ 리스트가 소외감, 자살, 교통사고, 전쟁, 빈부격차 등 현대인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대신 ‘하지 않을 일’에 초점을 맞추면 효율과 경쟁에 지친 삶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버스나 전철에 급히 올라타지 않기,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기, 자동판매기 이용하지 않기 등 간단하다. 저자는 이런 작은 실천이야말로 ‘빨리 빨리’의 삶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해주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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