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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엎치락 뒤치락 당권, 고민 큰 민주당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친노 좌장이자 주류 격인 이해찬 후보가 비주류 격인 김한길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서야 하나 그 반대다. 31일 전북을 끝으로 순회투표 결과 김 후보가 지역경선 10곳 중 7곳을 승리한 반면 이 후보는 2곳에서 이겼을 뿐이다. 누적득표에서도 김 후보는 총 2263표를 얻어 2위 이 후보를 210표 차로 앞섰다. 전북에 앞서 강원에서의 완승이 기폭제가 된 것 같다. 놀라운 결과다.

다음달 9일 전당대회 당일 치러지는 서울ㆍ인천ㆍ경기 투표와 모바일 투표가 결정적 변수가 되겠지만 대역전 드라마가 현실화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엎치락뒤치락 물고 물리는 접전도 그저 정당 행사의 하나로 잔잔할 뿐이다. 후보 간 열기만 후끈하지 장외 분위기는 시큰둥하거나 싸늘하다. 정치는 없고 주류와 비주류 간 시시콜콜한 기 싸움 외엔 비전과 미래, 희망의 씨앗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 내부 사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이 본류를 벗어나면서 주류 대 범비주류 대결이 흥행과는 무관하게 내전 양상을 보인다. 특히 이 후보는 정권 탈환을 명분으로 문재인 상임고문을 대권후보로 밀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박지원 당 대표를 전략적으로 당선시키고 기세등등했었다. 그러나 문-이-박 연대는 곧바로 손학규ㆍ정세균ㆍ정동영 등 당내 기득권 세력들의 암묵적인 연대를 불러왔고 결국 김 후보가 굳히기를 앞둔 상황이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선후보 경선 지형에도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벌 간 술수가 난무하고 부정이 개입될 공산이 큰 것도 이때부터다. 그런 점에서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이 왠지 석연찮아 보인다. 지난 1월 65만명에 비해 뚝 떨어진 12만명대로 줄어들었던 것은 당의 위상과 인기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쳐도 마감 전 이틀 사이에 66%인 8만명이 막판에 몰린 것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당 안팎, 특히 비주류 쪽에서는 ‘정봉주 팬클럽’인 ‘미권스’ 아니면 ‘인위적 손길’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모바일 선거는 대표 선출에 70%가 반영된다. 차후 논란거리로 충분하다.

민주당으로선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권 야당으로 거듭나려면 당내 더 치열하나 건전한 경쟁구도를 유도하고 민의를 최우선으로 당권과 대권후보를 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당 지도부의 가볍고 얄팍한 네거티브 전략부터 접고, 무엇보다 부정의 꼼수를 배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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