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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벌써 눈살 찌푸리게 하는 19대 국회?
19대 국회가 문도 열기 전에 ‘돈 먹는 하마’로 의심받고 있다. 23일 개관하는 국회 의사당 내 제2 의원회관의 건립내역은 여러모로 석연찮다. 의원 300명과 9명씩의 보좌진 전원을 합쳐도 3000명인데 전원이 상주하지도 않을 곳에 2213억원을 쏟아부었다. 1만5000명이 근무하는 서울시 새 청사 건립비에 버금가고 서울 강북지역의 웬만한 뉴타운 사업과 맞먹는 수준이다. 당초 1800억원대 공사비는 의원 사무실, 주차장 등을 늘리거나 키우면서 400억원이나 늘어났다고 한다.

3년 전 착공 당시 의원 사무실을 장관 집무실 수준(165㎡ㆍ약 50평)으로 기존보다 두 배나 늘린다고 할 때부터 논란이 없지 않았다. 국회 개원 비용 역시 과도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18대 국회보다 3배나 많은 48억원을 책정했다. 4년마다 일괄 교체토록 한 내규에 따라 멀쩡한 국회의장ㆍ의원 사무실 집기를 새것으로 바꾸고, 더 쓸 수 있는 건물 내 벽지와 입구 레드카펫을 교체하는 데 드는 돈이다. 의원 소개방송 제작에 4억5000만원, 초선의원 연찬회 식사비 6200만원 등도 포함됐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선 조목조목 손이 오그라들 액수다.

국회의원도 체면은 정도껏이어야 한다. 비용 대비 공간 활용도가 상식 이하로 낮다면 호사스럽거나 잘못된 공사다.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호화청사를 짓고 재정난에 허덕인 것이 바로 얼마 전 일이다. 나라살림을 떡 주무르듯 하니 세금 아까운 줄 모른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세금을 낸 국민들은 18대 국회에 견줘 19대 국회가 개과천선하길 바라는 입장이다. 워낙 정치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무능에 폭력으로 점철된 18대 국회 역시 4년 전 이맘때는 오로지 민의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원 구성을 놓고 티격태격 40일 보내고 마지못해 연 임시국회는 의장 선출도 못한 채 나흘 만에 끝내더니 결국 석 달이나 늑장 개원했다. 그것도 모자라 임기 내내 해 걸러 해머에 전기톱을 휘두르고 급기야 최루탄까지 본회의장에 터뜨리면서 결국 6000여건의 법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분명 19대 국회가 직시할 사안이다. 좀 더 욕심을 부려 당론 앞의 거수기보다 소신과 철학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충실한다면 체면과 품위 유지에 돈 좀 들인다고 분통만 터뜨릴 국민은 아닌 것이다. 나아가 불체포나 면책 등의 특권을 내려놓고, 국가안위를 넘볼 경우 누구든 퇴출이 가능하도록 해준다면 더 이상 국민은 바랄 것이 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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