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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은행 국유화 카드 빼든 스페인, 앞으로가 더 걱정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제2의 그리스’로 지목돼온 스페인이 대형 은행 국유화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금융권 부실을 털어내려는 고육책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정부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다른 은행들의 추가 부실 가능성도 여전해 시장의 우려는 걷히지 않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3위 은행인 방키아를 부분 국유화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에서 방키아의 지주사인 BFA의 지분 45%를 인수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11일 스페인 정부의 은행권 부실 대책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정부가 부동산 대출 부실로 인한 손실 보전을 위해 은행권에 350억유로 규모의 추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은행권의 자구 계획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 결국 부실 자산을 털어내려고 공적자금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럴 경우 이미 곳간이 빈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 부실자산 청산을 위한 어마어마한 공적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스페인은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3% 수준까지 감축키로 유럽연합(EU)과 합의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금융 부실 등이 겹쳐 올 목표는 물론 최종 목표인 내년 3% 달성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부동산 자산 보유액은 1800억유로에 달한다.

더구나 스페인 정부의 자금줄인 국채 금리는 6.06%로 치솟아 위험지대에 재진입하는 등 스페인 국채는 푸대접 신세다.

결국 스페인이 유럽연합(EU)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스페인 IBEX35지수는 2.8% 하락, 지난 2003년 후 9년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JP모건에서 신용등급을 낮춘 방키아은행이 5.4% 급락, 지난해 상장 후 최저치를 찍었다. 방코산탄데르, 방코빌바오비스카야 등 다른 주요 은행주도 각 4% 넘게 빠졌다.

엘리자베스 마스세스 인베스텍 고정자산 부문 투자전략가는 “스페인 은행권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당분간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가 6% 밑으로 내려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론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스페인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까지 우려한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루비니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말께 스페인은 시장에서 자금줄이 막혀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나 효과를 보지 못해 아마도 2년후 스페인마저 유로존을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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