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는 ‘향수’라는 타이틀로 이름 모를 들꽃을 소박하면서도 질박하게 그린 작품 40여점이 출품된다.
작가 손옥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들꽃의 자태를 화폭에 담는다. 그의 야생화 연작은 오래 된 토담집 담벼락, 또는 낡은 변화를 연상시킨다. 또 둥글고 넉넉한 백자 달항아리에 야생화 이미지를 반추상적으로 그려넣기도 한다.
작가는 화면의 바탕을 나이프로 둔탁하게 칠하며 모노톤 패턴을 만들어 여백의 운율을 들려준다. 또 차분하고 깊은 색조는 오랜 세월 풍화로 마모된 고분벽화의 흔적처럼 다가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에 현대의 꽃들이 스며들듯 어우러지게 하고 있다.(02)735-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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