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경제학과에서 미시경제학과 국제경제학, 환경과 경제의 관계 등을 강의했던 정현식(70.사진) 교수가 그 주인공. 정 교수는 대학 정년퇴임(2008년) 무렵부터 미술수업을 받기 시작, 이제는 어엿한 화가로 변신해 굴지의 아트페어에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작품을 출품한다. 그는 오는 27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학여울역)에서 개막하는 ‘A&C ArtFair Seoul 2012’에서 작품전을 연다.
오는 5월 1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A&C 아트페어는 월간 ‘미술과 비평’이 주최하는 대규모 미술이벤트이다.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원로및 중진, 신예 등 국내 작가 250명과 외국작가 50명 등 총 300여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
연세대를 마치고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1976년부터 30여년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로 봉직한 정 교수는 퇴직 이후의 삶을 ‘창작활동’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미술 배우기에 돌입했다. 홍익대 미술교육원, 예술의전당 미술아카데미를 수료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 미술실기과정(유화전공)도 마쳤다. 또 각종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2011년 대한민국회화대전에서는 특선을 했으며, 신형상전과 홍대미교원전, 홍목회전 등에도 출품했다.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두명의 소년이 한국의 전통건축을 배경으로 무심히 서있는 그림 ‘BennSam’(45.5x53cm oil on canvas 2011) 또한 일상의 순간을 잘 낚아채 이를 형상화한 솜씨가 잘 드러난다. 복잡한 지하철역에서 조금 있으면 휙 하고 스쳐지나갈 전동차에 잔뜩 겁먹고, 어머니가 보이지않아 더욱 두려운 어린아이를 그린 ‘두려움’(45.5x60.5cm, oil on canvas) 또한 마찬가지다. 어린이의 마음이 보는 이에게 잘 전달된, 맑고 생생한 그림이다.
경제학자에서 화가로 변신을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붓을 잡은지 고작 4년여에 불과한 것에 비해 볼 때 그의 작품수준은 꽤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미술작업에 대한 열망이 가슴 속에 끓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휴화산처럼. 그것이 발화돼 마침내 신명나는 붓질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A&C 아트페어가 끝나면 정 교수는 중국 연변에서 5월 9~13일 개최될 ‘한중미술작품교류전’에 추천작가로 작품을 출품하게 된다. 이 전시회는 한중미술교류협회와 중국 연변주정부 문화예술연합회가 공동주최한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정 교수는 ‘미시경제학’ 등의 전공서적 외에 Thuan 대주교의 저서 ‘희망의 길’ ‘이 순간을 살며’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요즘들어 그는 환경규제와 국제무역 및 산업구조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으로, 화가로써 인생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직조하고 있다.
문의 A&C ArtFair 사무국 02-2231-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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