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계의 입담꾼’ 성석제 해학의 결정판 격이랄 수 있는 장편소설 ‘위풍당당’(문학동네)이 출간됐다. 2003년 장편 ‘인간의 힘’ 이후 9년만이다. 이번 소설은 시골마을에서 빚어지는 맹랑한 소동극 형식을 빌려 재담과 익살,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 웃음 뒤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모습과 권력에 대한 저항이 들어있지만 위험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얘기는 이렇다. 한때 양반들이 시 한 수 지으며 풍류를 즐겼을 풍광좋은 강마을을 접수하러 전국구 조폭들이 행차한다. 시골마을을 얕잡아 보고 의기양양하게 쳐들어간 도시의 조폭들은 찌는 듯한 더위와 모기, 말벌의 공격과 마을 사람들의 ‘고추잿물 폭탄’ ‘분뇨 폭탄’으로 공황상태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