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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큐브가 주목한 반 덴 브룩 작품,서울에
세계 정상급 갤러리의 하나인 영국 화이트 큐브(White Cube Gallery)가 발탁한 작가의 작품이 서울에 왔다. 신생 화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갤러리바톤(대표 전용진)은 국제적인 인지도를 넓혀가며 평단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벨기에 작가 코엔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 b.1973)의 개인전을 연다. 전시타이틀은 ‘From the East to the West and Back’.

코엔 반 덴 브룩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현대미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화이트 큐브 갤러리에 발탁돼 벌써 세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에서의 그룹전, 현대미술의 거장인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b.1931)와 공동작업을 갖는 등 유럽 및 미국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반 덴 브룩의 아시아지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덴 브룩의 작품에는 황량한 고속도로 주변의 낡은 집기들, 버려진 트럭, 인터체인지, 교각 등이 무심히 등장한다. 또 운전자를 환기시키기위해 원색으로 칠해진 도로 경계도 자주 등장한다.

작가는 미국 서부, 유럽의 작은 소도시를 여행하며 카메라로 찍었던 이미지들을 모태로 작업한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작가는 도로, 도시 변두리 등 인간에 의해 창조된 공간이면서도 피사체로썬 늘 배제되는 공간에 주목한다. 스냅샷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은 캔버스로 옮겨지며 추상성이 부여된다. 동시에 이미지의 해체및 강조도 이뤄지는데, 그로 인해 빈 공간, 그림자가 강조된다. 사물의 세부 묘사는 생략된채 선, 면 등이 원색 또는 희미하게 처리되면서 반 덴 브룩의 작업은 거의 반추상에 가까와진다. 



붉고 푸른 페인트가 칠해진 도로경계석이 등장하는 ‘Red & Blue’(2012), 식탁 위 남겨진 케익조각을 그린 ‘Cake(2012)’ 등 반 덴 브룩의 작품은 대부분 화면이 이중으로 분할되곤 한다. 이로인해 생겨나는 ‘경계들(Borders)’은 그의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메타포다. 

건축학도로써의 경험과 십수년 가까이 지구촌 곳곳을 떠돌며 인간의 흔적이 남아있는 인공구조물을 훑은 작가의 여정은, 우리가 무관심했지만 익숙했던 공간과 사물을 기하학적인 선과 면이 강조된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공간성과 음영이 과장되게 표현된 작업들은 적잖이 낯설지만 기분 좋은 새로움을 전해준다.



이번 서울 전시에는 갤러리바톤 초대로 지난해 한국을 찾았을 당시 촬영했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회화들도 나왔다. 청계천 교각을 무리지어 건너는 행인들의 긴 그림자를 표현한 ‘Kwang Bridge #1(2011)’은 채색이 최대한 절제돼 동양의 수묵화를 닮았다. 서울 종로와 중구의 도시 단면을 그린 ‘Jongno-Gu’ ‘Jung-Gu #1,2’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총출품작은 15점이며, 모두 유화다.


벨기에 출신인 코엔 반 덴 브룩은 르우벤(Leuven)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미술로 전공을 바꿔 앤트워프(Antwerp)의 로열 아카데미 오브 파인아트와 네델란드의 아카데미 오브 비쥬얼아트에서 수학했다. 화이트 큐브 갤러리의 오너인 제이 조플링은 반 덴 브룩의 색다른 예술 접근방식과 작품 구도 등에 매료돼 그를 발탁했다. 30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작가가 참석해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질의응답도 받는다. 사진제공= 갤러리 바톤 www.gallerybaton.com 02)597- 5701.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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