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마우리치오 세라치니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이 오랜 기간 찾아온 다빈치의 걸작 ‘앙기아리 전투’를 무려 450여년 만에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수 세기 동안 세계 미술사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여겨져 온 ‘앙기아리 전투’는 1440년 여름 앙기아리 근교에서 벌어진 피렌체 군과 밀라노 군의 전쟁에서 밀라노 군이 패한 뒤 도망치는 장면을 담고 있다. 1505년 경 제작된 이 작품은 역동적인 전투 장면을 잘 살린 것으로 미술 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으나 수 백 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들 연구팀은 이탈리오 베키오 궁전에 걸려있는 ‘마르시아노 전투’(조르지오 바사리 作)에 3cm 정도의 구멍을 뚫어 뒤에 숨은 벽의 물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그림의 안료성분이 다빈치가 ‘모나리자’와 ‘세례요한’ 등에 사용했던 물감의 성분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세라치니 교수는 “마르시아노 전투의 뒷벽에서 다빈치가 쓰던 매우 특별한 검은색 물감과 붉은 광택제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물감은 르네상스 시대에 흔히 사용되던 것이어서 다빈치 벽화의 파편으로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견과 관련해 걸작을 찾기 위해 또 다른 걸작을 훼손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실제 세라치니 교수는 다빈치의 작품을 찾기 위해 바사리의 작품에 몇 개의 구멍을 뚫었다. 이에 전세계 미술사학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작품 훼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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