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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 외면한 공천, 역시 감흥은 없었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윤곽을 드러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보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느낌이 앞선다. 새누리당은 전략지역 13곳을 포함, 영남과 수도권 공천을 거의 마무리했다. 민주당 역시 호남지역 세대교체 차원의 결과를 내놓았다. 양측 모두 현역의원 다수를 배제하는 등 물갈이 노력이 엿보이긴 하나 결국 내 사람 챙기기에 급급했고,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등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원칙과 형평성을 놓고 당분간 잡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각종 비리를 염두에 둔 듯 도덕성을 최우선 잣대로 내세웠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거듭나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호언하기도 했다. 특히 과거와의 단절을 놓고 내부적으로 홍역까지 치르더니 결과는 기대 이하라는 판단이다. 부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참신성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과거와의 단절에 치중, 친이계 배제에 무게가 쏠렸다는 지적이다. 탈락자 73%가 친이계로 분류될 정도다. 남은 일부 지역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은 전략공천 배제, 완전 국민경선을 약속했다. 한명숙 대표는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것으로 명실상부한 공천 혁명을 장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의 의사와 무관해 보인다. 정체성을 앞세워 자유무역협정(FTA) 결사반대라는 당론과 차이를 두고 대화와 타협, 절충의 자세를 보인 이들이라면 호남권이라도 관계없이 적극 배제했다. 강봉균ㆍ최인기 의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과 유사한 입장의 김진표 원내대표는 곡절 끝에 공천을 받았으나, 일부 협상파는 경선지역으로 지정돼 여전히 앞길이 불투명하다. 한 대표 측근 인사들에 대한 무리한 공천 시도 역시 당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 공천자 73%가 범(汎)친노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공천 자체가 정치적 민감 사안이라는 점에서 저간의 사정 또한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당이라면 국민과의 약속은 최소한 지키는 것이 도리다. 남은 전략공천 역시 당리당략과 정파에 관계없이 인재 등용문이 돼야 한다는 국민적 바람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 공천은 감동 없는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제 유권자가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판단으로 옥석을 가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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