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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건우와 윤정희의 다른점, 피아노와 영화의 공통점
백건우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영화배우이자 아내인 윤정희와 함께 인터뷰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을 찍을 때 윤정희는 백건우의 옷 매무시를 체크하며 그의 몸 단장에 신경을 썼고 영화배우답게 적당한 각도와 포즈를 넌지시 알려주는 등 피아니스트 남편의 훌륭한 지휘자 역할을 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부부는 마치 소설 소나기의 소년과 소녀 같았다. 서로에게 무디지 않았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백건우와 인터뷰를 한 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아내 윤정희가 LA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에 오른 날이었다. 윤정희는 “이창동 감독과 방금 통화했어요. 영화배우로서 큰 영광이죠”라며 밝게 웃었다. 백건우는 영화 ‘시’이후에 아내가 영화배우로서 꾸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언급했다. “칸에 갔을 때는 제가 핸드백 들어주고, 제가 연주할 때는 아내가 연주복을 들어주죠. 둘 다 예술가라서 그런지 우리가 하는 작업이 미완성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아요. ‘도중’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에 크게 의식하지 않아요. 그런 가치관이 잘 맞아서 각자 색깔이 뚜렷하지만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 같고요.” 그는 또 피아노와 영화가 어떤 부분에서 통하는지 묻자 영화와 피아노는 결국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도 영화도 휴먼드라마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뭘 표현하겠어요? 결국 우리 속에 있는 걸 표현하는 거니까요.”

인터뷰가 끝날즈음 백건우는 아내를 향해 “여보, 스카프 길이가 맞지 않는 거 같아요”라고 말했고 윤정희는 “호호호, 그래요?”라며 스카프를 매만졌다. 윤정희는 남편을 바라보며 “브람스 인터메조 앨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좋은 느낌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날만큼은 영화배우 윤정희가 아닌 백건우의 아내이자 열혈팬으로 완벽 변신한 모습이었다. 부부는 색깔이 달랐지만 각자의 색깔이 더 선명하게 빛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단테(Andante) 같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스타카토(Staccato)처럼 여전히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는 영화배우 윤정희는 서로 그렇게 악보 밖에서도 화음을 이뤘다.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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