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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낡은 주택에 조성된 허구적 내러티브..이병호의 작업
실리콘과 공기를 이용해 독특한 조각작품을 만들어온 이병호 작가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16번지(대표 도형태)에서 전을 열고 있다.

이병호의 이번 ‘Shade Tree’전시에는 가상의 내러티브가 존재한다, 여자, 남자, 어린아이를 표현한 조각은 마치 실재했던 한 가족 같다. 작가는 오래 된 2층 주택을 개조한 16번지 갤러리의 공간적 특수성을 십분 살렸다. 즉 옛날 주택의 창문처럼 보이는 희뿌연 유리틀을 만들고, 그 속에 조각과 사진 작품들을 배치해 이색적인 공기를 뿜어내게 했다.

불투명 유리를 통해 흐릿하게 보이는 인물들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 같다. 그들이 지닌 추억과 흔적을 재조합한 이병호의 작업은 감상자들 또한 어렴풋한 기억 속에 빠져들게 한다. 작가는 도심 뒷골목 작은 주택에 살았던 이들의 처음과 끝, 그리고 그들의 긴 시간의 여정을 통해 ’변화와 변질’을 성찰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소록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이병호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드라마이며, 전시를 구성하는 모든 작품은 오래 된 그 집에 언젠가 한번쯤 머물렀던 사람으로 등장한다. 이전까지의 전시에서 각각의 작품은 즉자적 변화를 보여주며 독립적으로 존재해왔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의 시간을 혼재시킴으로써 긴 시간에 거쳐 축적되었을 변화의 과정 또는 변화의 여정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고 평했다. 전시는 내년 1월15일까지.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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