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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독의 본질 간파한 프로이트, 니코틴에 빠져 살았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발견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과 함께 지성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3대 혁명으로 꼽힌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이성의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인간이 무의식의 노예에 불과하단 사실을 밝혀낸, 잠든 인류를 깨운 거인이었다.

‘역사학계의 프로이트’라 불리는 피터 게이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의 ‘프로이트’(교양인)는 프로이트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평전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프로이트의 개인사에 정신분석의 역사를 포개어놓는 동시에 그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데 주력한다. 저자가 프로이트 해부에 사용한 도구는 바로 프로이트가 만들어낸 정신분석이란 메스다.

저자에 따르면 프로이트를 이해하기 위해선 가정배경부터 알아야 한다.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와 젊고 아름다운 어머니, 어머니와 연배가 비슷한 배다른 형제를 볼 때의 당혹감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을 밝히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또한 프로이트 역시 미신과 중독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이었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51세, 또 나중에는 61세나 62세에 죽을 운명이라는 숫자 미신에 시달렸다. 그는 한때 자신의 미신을 “불멸을 향한 억눌린 욕망”이라고 분석했음에도 미신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또한 중독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으면서도 니코틴 중독에 빠져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갔으며 마취제로서 코카인을 발견하고 부작용을 모른 채 사용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프로이트의 지적 여정을 뒤따르는 동시에 성(性)이란 발칙한 진실을 다루면서도 부르주아 신사로 살아야 했던 양면성, 정신분석협회를 조직한 노련한 정치가로서의 모습 등 그의 소망, 불안, 공포 등 심리를 입체적으로 읽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균형 잡힌 시각이나 방대한 분량, 양면에서 집대성(集大成)이란 단어를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기훈 기자/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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