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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머니 대륙 엑소더스?
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드는 등 핫머니의 중국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핫머니 유출이 본격화될 경우 거품붕괴를 가속화해 중국 경제에 충격을 안길 수 있어 향후 동향이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2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은 10월 한 달간 248억8200만위안(약 4조5000억원) 순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근 4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외평기금은 런민은행이 위안화 통화공급을 늘려 외부에서 유입된 자금을 헤징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으로, 이것이 줄어들면 외자 유입량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핫머니가 중국에서 빠져나가면서 외평기금도 줄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도 축소돼 혼란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돈을 빼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017억달러로, 전월 말 대비 608억달러가 축소돼 2010년 5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위안화 예금잔액도 줄어들었다. 지난 10월 기준 중국 은행들의 위안화 표시 예금잔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10억위안 감소했다. 다만 외화예금잔액은 전달보다 70억달러 늘어난 2626억달러로 외국환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에 유입돼 있는 핫머니 규모가 1556억달러에 달하지만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핫머니 유출 압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핫머니는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고금리와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거 유입됐다. 중국 내 유입된 자금은 주로 부동산시장이나 증시로 투자된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핫머니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은 부동산시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집값 잡기 조치 등으로 부동산과 증권시장의 수익률이 저조한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핫머니가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두정정(杜征征) 연구원은 22일 징화스바오(京華時報)에서 “유럽 국가들의 채무위기,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등의 원인으로 중국에 투자됐던 핫머니가 회수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팀 콘돈 ING 리서치본부장은 블룸버그통신에서 “이 같은 자금유출은 위안화가 외환시장에서 이미 고평가돼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다른 나라들이 중국에 위안화 환율개혁을 요구하기가 전보다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핫머니가 일시에 대규모로 유출되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중국 정부는 핫머니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핫머니 유출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경제가 실질적인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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