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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내게 茶는 생활…춤은 위안 그 자체”
춤&차 회계학 접목 시도 이근수 경희대 교수
인근 절 돌며 차 즐기다 準전문가로

무용평론서 문화부 우수도서 선정도



“저에게 차는 ‘생활’이고, 춤은 ‘위안’입니다.”

이근수(64·사진) 경희대 교수의 춤과 차(茶) 예찬론은 남다르다.

그가 한국회계학회장까지 지낸 회계사 출신이란 점도 흥미롭지만, 활발한 저술활동이 입증하듯 춤과 차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과 식견이 단순한 취미 이상으로 깊어서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전공 분야인 회계저서 3권 외에도 차 산문집 2권, 무용평론서 2권을 펴냈다.

특히 무용평론서 ‘누가 이들을 춤추게 하는가’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1 우수 교양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회계사가 바라본 춤과 차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이 교수는 회계와 춤은 고객이 있고, 소통의 기능과 균형, 고도의 규칙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지닌다고 말한다.

이에 비해 회계와 차의 경우 유사점보다 보완하는 면이 더 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회계가 신속성과 규칙성, 단체성을 추구한다면 차의 특성으론 느림의 미학과 여유, 개별성 등을 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와 춤, 차와의 인연은 20여년 전 경희대 교수 취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를 즐기는 철학과 동료 교수와 함께 인근 절을 찾아 차를 마시다 보니 취미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

춤 공연을 처음 접한 건 지난 1990년부터다. 대학무용단 공연에서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등으로 감상의 폭을 넓히던 그는 9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1년간 교환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무용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귀국 후 펴낸 책 중 하나가 바로 ‘누가 이들을 춤추게 하는가’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함께하다 보니 그에게는 자연스레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 교수는 “실용적인 회계학에서 부족한 여유와 상상의 여지를 채워주는 대상이 춤과 차”라며 “덕분에 회계사와 대학교수로서의 삶이 훨씬 윤택해질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춤과 차를 즐기는 노하우를 묻자 “격식을 차리거나 공부하려 하지 말고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춤, 차와 회계ㆍ경영학 간 접목에도 나선 이 교수는 내년 가을께 세 분야를 망라하는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좋아하는 이들에게 차를 권하고, 춤 감상을 글로 남겨 함께 기억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들려줬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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