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외신에 따르면 선거 판세는 이미 국민당에 기울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당은 3600만 스페인 유권자로부터 46%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 사회당은 30% 초반에 그친다. 이를 의석수(350개)로 환산하면 국민당은 최대 198석을, 사회당은 120석을 얻게 된다. 이변이 없는 한 국민당의 승리로 끝난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원인은 파탄 난 경제다. 자파테로 총리가 조기총선 실시를 발표하고, 12월부터 전문관료를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지만 채권 시장에선 스페인 국채금리가 위험수준인 7%를 넘나드는 등 현 집권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연간 국내 총생산(GDP) 추이도 자파테로 집권 이후 리먼브라더스 사태(2008년)의 직격탄을 맞아 -4%까지 급전직하한 뒤 고전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확실시된다”며 “유권자들이 높은 실업률과 경제실패를 초래한 사회당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언론과 전문가들은 현 자파테로 총리 정부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며, ‘변화에 동참하라’는 슬로건을 내건 라호이 대표가 나아갈 길에 대한 조언을 내놓고 있다. 라호이 대표는 앞서 선거 운동 기간에 100대 개혁과제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경제 관련이다. 국민당은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연금ㆍ건강보험ㆍ교육부문을 제외한 전 분야의 긴축정책 등을 예고하고 있다. 현 자파테로 정권이 부동산ㆍ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인해 생긴 거품을 싹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속도감이 관건이라는 주문이 쏟아진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명문 경영대학 이에쎄(IESE)의 호르디 카날 교수는“사람들은 경제 회복에 관한 한 독재자를 원한다”며 “새 정부는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국민당이 이기면 채권시장과 유럽 국가에 라호이 대표가 스페인의 경제 회복을 이끌 능력이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