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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인가 회화인가"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회화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 주도양(35)이 서울 신사동 예화랑 초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주도양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사진작업을 한다. 사진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고정된 시각을 깨뜨리며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천착해온 것.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드리고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미술계에서 ’카메라에 찍힌 그 너머를 볼줄 아는 작가’로 평가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좀더 달라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도양은 한 장소에서 카메라를 360도 회전시켜 수백 장의 사진 이미지를 촬영한다. 그럼 다음 이를 일일이 이어붙여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의 중심에는 늘 둥근 원이 만들어진다. 또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숲속이며 하늘, 도시 등이 작가의 손을 거치면 꿈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모한다.

작가는 “내 작업은 한 곳에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위, 아래, 옆, 뒤 등 사방의 장면을 촬영해 하나의 화면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세상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우리가 한 장소를 볼 때 위, 아래, 앞, 뒤를 두루 쳐다보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앞과 뒤, 위와 아래가 편집된 사진에 길들여진 탓에 내 작업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나, 우리가 보는 이미지를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도양은 일점 원근법을 통해 사물을 보는 방식에 의문을 던져왔다. 그런데 이번 개인전에서는 현실을 하나의 공간 속에서 다면원근법을 이용해 통일적으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어떻게 보는 것이 예술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늘 접하기에 그저 관습적으로만 바라보던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보인 주도양의 작업은 낯익은 것을 뒤흔들며 발상의 전환을 드러내고 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교수(경기대)는 "주도양에게 사진이란 매체는 회화의 재료로 기능한다. 그는 물감과 붓을 대신해 사진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나간다. 연출해 보인다. 이 사진 콜라주는 여전히 화가의 눈과 손에 의해 만들어진 작업"이라고 평했다. 20점의 신작을 선보이는 주도양의 전시는 11월23일까지 계속된다. 02)542-5543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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