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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희곡 노골적 성애표현에 ‘화들짝’
선비와 기생의 애정행각을 담은 조선시대 희곡 ‘북상기’(北廂記ㆍ김영사 펴냄)가 발굴 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상기’는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고서판매상을 통해 발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동고어초라는 몰락한 사대부 작가가 백화문(白話文ㆍ구어체 한문)으로 창작했으며 이번에 발간된 책은 안대회 교수와 중국 희곡 권위자인 이창숙 서울대 교수가 역주를 맡았다.

‘북상기’는 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지역사회의 지도자급인 61세 도학자가 방년 18세의 관기(官妓ㆍ관아 소속 기생)와 나누는 질펀한 애정행각을 담았다. 현재까지 발견된 이런 류의 조선시대 희곡으로는 1791년 이옥이란 사람이 쓴 동상기(東廂記)에 이어 두 번째다.

강원도 홍천 지방의 존경받는 양반 김낙안은 자신의 환갑잔치 때 관기 순옥의 춤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욕정을 느낀 낙안은 순옥의 의붓어미 봉래선을 협박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순옥을 취하는 데 성공한다. 두 사람은 칠월칠석날 합방한다.

봉래선에게서 비방을 배운 순옥은 낙안과 며칠동안 온갖 외설적인 정사를 벌인다. “순옥은 발소리를 몰래 듣고 선생이 온 줄을 벌써 알아 한결 교태를 부린다. 수놓은 베갯머리에 헝클어진 작은 쪽머리를 흐트러뜨린 채 거두지 않는다. 눈같이 희뿌연한 몸을 비단 요 위에 올려놓고 초록 비단 홑이불로 허리를 두른다.”(141쪽)

그러다가 낙안이 이양진이라는 사람과 담배 500근 내기 바둑에서 지는 바람에 갈등이 불거진다. 담배 품귀현상으로 인해 낙안은 대신 순옥을 노비로 넘기기로 한다. 이때 봉래선이 나서서 이양진을 유혹한다. 봉래선은 이양진을 매료시킨 뒤 순옥이 자신의 딸임을 밝히고 내기를 무효화하는 데 성공한다.

역주를 맡은 두 사람은 해설에서 ‘북상기’에 대해 “조선시대 문학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획기적인 작품”이라며 “허구적 문학이면서도 기녀의 생활상을 비롯해 19세기 전반 사회상과 사회제도, 인정물태를 생생하게 전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보기 드물게 대담한 음란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작품은 조선왕조의 이념과 문체가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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