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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지상주의 종말…시장과 정의 연결해야”
“시장 지상주의 시대는 종말에 이르렀다. 이제 시장이 근본적 가치들로부터 분리돼왔다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시장과 정의를 다시 연결해야 한다.”
‘매경 지식포럼’ 참석차 내한한 마이클 샌델(59·사진) 하버드대 교수는 12일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8년 금융위기는 시장 지상주의 시대에 대한 도덕적 유죄 평결 같은 것이었다”며 비시장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시장 지상주의의 심장부에서 도덕적 실패가 발생한 것은 탐욕 때문이었다고 말하며, 해법은 은행가와 월스트리트 경영진에게 더 강력하게 윤리 의식과 책임감의 고삐를 죄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건 아니다”는 게 샌델 교수의 입장이다.
그는 좀 더 폭넓은 진단을 내놨다. 시장의 팽창이 원인이라는 것. 즉 과거 30년 동안 펼쳐진 치명적 변화는 탐욕의 증가가 아니라 시장의 가치가 전통적으로 시장의 규범으로 운용되지 않던 삶의 무대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란 얘기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후속작으로 내년 상반기 ‘시장과 정의’를 미래엔출판사를 통해 펴낼 샌델 교수는 새 책에 대해 “시장이 우리 삶의 무대로 어떻게 확대돼왔는지를 보여주며, 시장이 어떻게 하면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분명히, 충분히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윤을 추구하는 학교와 병원, 처방약을 소비자에게 직접 팔면서 나타나는 공격적 마케팅, 기업과 국가 간 공해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것, 상업광고의 공립학교 침투, 맞춤 난자와 정자 마케팅 등의 문제를 통해 돈이 권한을 가질 수 없는 영역은 어디인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사고 팔아야 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시장과 정의’는 내년 4월 말 미국과 동시 출간된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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