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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外人 이탈지속…이머징마켓도 ‘좌불안석’
재정·신용위기 ‘글로벌 전염’ 심화…증시 영향
美 3대은행 신용강등 악재

Fed이벤트 약발도 제한적


내주 EFSF증액 가능성낮아

글로벌증시 대회오리 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내놓은 장기채를 매수하고 단기채를 매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약발은 제한적이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을 포함해 경제전망의 하방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연준의 공식입장 확인과, 무디스의 미국 3대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공은 다시 다음주 유럽재정아정기금(EFSF) 증액 결정 여부로 넘어갔지만, 녹록지 않다.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외국인 이탈행렬은 지속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발표는 상당히 역설(paradox)적이다. 예상대로 장기채 매수 방안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그런데 경제전망의 하락 리스크를 인정한 것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시장이 실망한 것은 당연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로서는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미국 장기채를 매수하고, 경기위험에 노출된 주식자산을 줄이려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은행 등 3대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도 증시 수급에 부담요인이다. 등급하향 이유는 정부의 지원가능성 축소인데, 결국 유럽발 신용위기에 대한 미국 은행들의 대응력 약화다. 특히 신용등급 하락은 이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인다. 이들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유럽은행에 이어 미국은행까지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전염’이 심화되는 점도 부담이다. 위기의 ‘글로벌화(化)’가 증명된 셈이다.

미국 연준 이벤트가 지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 열리는 EFSF 증액 투표다. 충분한 증액이 이뤄진다면 다행지만, 그렇지 못하면 글로벌 증시는 또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일단 가능성의 무게중심은 전자 쪽에 실린다.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파격적인 증액에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 21일 그리스가 추가 긴축안을 내놓으며 이달 만기도래분의 상환 가능성은 일단 높였지만,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4분기에 잇따라 예정돼 있다. EFSF 증액이 시원치 않으면 10월엔 스페인, 11월엔 이탈리아에 돌아오는 대규모 국공채 만기가 또다시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행이 유럽계 은행에 대한 장기선물환 거래를 중지한 것도 선진국 위기해결을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에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아직 참여하지 못함을 확인해줬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전염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선진국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았던 지역들도 부정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실물경제마저 위축될 것이다. 문제해결까지는 여러 갈등, 출돌, 혼란의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금융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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