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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같은 과잉 불안은 경계해야”
“국내 펀더멘털 요인보다

외부 불확실성 영향 커

원화약세는 당분간 지속”


유럽 재정위기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원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을 넘어 120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방향성은 미국에서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1148.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7일(1149.0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 불안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처럼 환율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는 국내 펀더멘털 요인이라기보다는 유럽 등 외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며 “유럽계 자금의 매도를 감안하면 환율 반등폭이 조금 더 커질 수 있지만 지난 2008년과 같은 과잉 불안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이 추가로 반등해 120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를 수는 있지만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국면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일단 1150선을 1차 저항선으로 보고 있으며, 이 선이 깨지면 환율은 120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경색이 유럽에 국한돼 있고, 이미 한번 학습효과가 있어 시중은행들이 외화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등 국내 외화 유동성도 많이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2008년 위기 때 51.9%에 달했던 단기외채/총외채 비율이 38%로 떨어졌으며,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도 49%로 하락하는 등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환율변동의 원인은 유로 위기 확산 우려와 이에 따른 안전자산인 달러화 자금수요 증가 등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그간 주식을 팔아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해 왔던 외국계 채권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유럽불안 심화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로 채권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아시아통화 가치가 유지되는 데 크게 기여를 했다”며 “9월 이후에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약세 전환은 대체효과에 따른 자금 유입보다 유럽 은행권의 현금 확보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상황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G20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환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환율 하락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과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지난주 말 유럽재무장관회담 결과에 대한 실망이 반영됐듯이 FOMC회의에서조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불안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FOMC에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떨어지며 원화 약세가 한풀 꺾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원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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