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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 꺼리는 상가 4층, 선호업종 보니...'깜짝'
대부분 상가에 4층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숫자 ‘4’가 죽을 사(死)자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4층 대신 영어 ‘Four’의 약자인 F층으로 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4층과 관련된 스릴러 영화가 국내외에서 제작되는 등 여전히 4층은 신비감을 주는 장소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상가 4층에는 어떤 것들이 자리잡을까? 조사결과 상가 4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메디컬 클리닉 등 병의원과 학원 등 아카데미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상가정보관련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www.sangganews.com)에서 올해 7월 이후 분양을 시작한 서울지역 상가 27개의 입점계획 업종을 조사(중복응답 포함)한 결과, 4층에 병의원 입점을 계획하고 있는 상가는 14개에 달했다. 또, 교육, 학원 업종으로 꾸미겠다고 밝힌 상가도 11개나 됐다. 이번 조사는 4층이 상업시설로 구성된 상가들로만 이루어졌으며, 총 응답수는 48이었다.

4층이 메디컬이나 학원입지로 선호받는 이유는 업종의 특수성을 꼽을 수 있다. 핸드폰 대리점이나 편의점, 커피숍 등 유동객 흡수가 중요한 업종들의 경우 몇 층에 자리잡느냐에 따라 큰 매출차이를 보일 수 있어 왠만하면 1층에 가게를 오픈하려 한다.

반면 병원이나 학원은 수요자가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진입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저층부에 자리잡을 필요가 없다. 이들 업종은 위치한 층수와 영업결과의 연관성이 상당히 작은 편에 속한다.


서울 신정프라자 상가분양을 담당하고 있는 이흥길 이사는 “병의원과 학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1층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상층부는 1층에 비해 분양가나 임대료가 월등히 싸기 때문에 4층 정도가 이들에게 수익을 올리기 좋은 층수”라고 말했다.

실제, 4층은 1층에 비해 분양가가 현저히 싼 편이다. 상가뉴스레이다가 현재 서울에서 분양중인 상가의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1층은 평균 3.3m²당 가격이 3546만원인데 비해 4층 평균 3.3m²당 가격은 1449만원으로 나타났다.

상가투자자들 역시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한 병의원이나 학원 예정지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잘하면 수년 간 꼬박꼬박 월세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층부 병의원이나 학원업종 점포 투자 희망자 입장에서는 층수가 높은만큼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이 점포와 밀접하게 연결되는지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분양가가 저층부에 비해 싸다고 무조건 만족하지 말고 주변에 배후세대와 학교 위치를 확인하고 경쟁점포 개업여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임차인의 관련 자격증 취득여부를 점검해 확실을 기하는게 좋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4층은 전통적으로 교육시설과 의료시설 입점이 주를 이루는 층수” 라며 “최근 시대흐름이 변해 4층에 마사지샵, 피부관리실 등의 뷰티업종이 많이 들어오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 이라고 전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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