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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등=LG’ 독한 경영 1년…구본준式 혁신은 ‘ing’
‘반드시 1등 합시다!’ LG전자 임직원들이 회의나 보고, 행사 시작 전에 인사말로 외치는 구호다. 이 한마디가 LG전자의 달라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LG전자가 구본준호 출범 1년을 맞는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9월 17일 LG전자 사령탑에 오른 지 1년, 또 지난 3월 18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6개월이 된다.

구 부회장의 1년은 한마디로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저력은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독한 LG’를 강조하며 전자 명가(名家)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구본준식’ 경영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사업부 중심, 미래, 경영혁신 등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인재 발굴, 연구ㆍ개발(R&D) 투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써왔다. 무엇보다 그는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한 ‘품질 최우선 경영’을 펼쳤다.

아직 구 부회장의 공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LG전자를 올 들어 흑자 구조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을 올렸다. 구 부회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3분기 1852억원 영업손실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다. 각 사업부문에서 긍정적인 신호도 보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부문의 적자 규모도 3분기 3038억원에서 올해 2분기 547억원으로 줄였다.

무엇보다도 ‘1등=LG’를 표방하며 내부에 팽배했던 패배주의, 2등주의를 걷어냈다.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등을 통해 빠르고 실행력 높은 조직으로 LG를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LG전자의 옛 명성을 되찾으려면 우선 주력사업인 휴대폰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야 한다. 뒤처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LG전자의 실적 회복 여부가 결국 휴대폰 부문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新) IT 생태계 주도권 싸움에서도 LG의 이름을 당당히 올려야 한다. 신성장동력 사업의 조기 안착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큰 회사가 CEO(최고경영자) 한 사람 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항공모함이 돛단배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구본준식 경영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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