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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세+노후준비+고수익 추구까지 ‘연금저축펀드’는 10월 전에…
금리는 또 동결됐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저금리 시대에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주식 하락 리스크 못지 않게 두려워지는 때다. 노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직장 정년은 짧아지는데, 국민연금 수령액은 물가상승률을 따져보면 성에 차지 않는다. 도대체 노후 생활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30~4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실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은 매년 고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서 연금펀드로의 자금 유입액을 살펴보면 이런 샐러리맨의 고민이 잘 드러난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지난 1일 기준으로 2조3843억원으로, 연초 보다 8005억원(50.5%)이 늘었다. 연금저축펀드 설정액 역시 2조8526억원으로 7728억원(37.2%) 순증했다.

주식 시장 하락기를 이용해서 신규 펀드에 가입하고자 한다면, 지금은 장기투자에 유리하고 절세혜택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인 연금저축 펀드를 들기에 가장 좋은 때다. 곧 다가올 연말 정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퇴직연금, 연금보험, 연금펀드, 연금신탁 등 노후대비용 금융상품의 소득공제 혜택이 올해부터 불입액의 100%, 최대 400만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분기 당 최대 300만원까지 납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단순히 계산하면 10월 넘어 신규로 연금 관련 상품을 가입한다면 세제 혜택은 최대 300만원에 그친다. 400만원의 혜택을 모두 보려면 이달 중 가입해야한다. 남은 달 수 동안 한 달에 100만원을 불입해야하는 셈이다.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26만4000원에서 최대 154만원까지 환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최대 300만원까지 한도 혜택을 받아 환급효과는 19만8000원에서 최대 115만5000원까지였다.

소득세율이 높은 고소득자가 효과를 더 볼 수 있다. 예컨대 연간 4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연간 8800만원 이상(소득세율 38.5%) 소득자라면 154만원, 4600만원 이상~8800만원(26.4%) 이하 소득자는 105만6000원의 절세 효과가 있다. 이들 구간의 지난해 최대 절세액은 각각 115만5000원, 79만2000원이었다. 연소득이 1200만원~4600만원 사이면 16.5% 세율에 따라 66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물론 불입 한도 400만원은 연금저축펀드 뿐 아니라 보험, 신탁상품, 퇴직연금 등 다양한 연금 상품을 모두 망라하는 것이다. 각 상품의 장단점이 다르다.

연금저축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상품이다. 채권, 주식, 국내 및 해외 투자상품 등 출시 상품 수가 100개가 넘는다.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연금 펀드는 저금리 시대에 주식과 채권을 장기로 투자할 수 있다. 이는 보험과 저축에 비해 유리한 점이다. 또한 투자자의 성향이나 시장 변동상황에 따라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주식이나 채권 간에 종목 전환도 자유로워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만 18세 이상 거주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현재 가입할 수 있는 상품 중 유일하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2009년에만 해도 장기주식형펀드나 장기주택마련펀드에도 세제 혜택이 주어졌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최고 적립기간은 10년이며, 최소 적립 기간 만료 뒤 만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 받는다.

보험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연금보험은 보장성이 최대 장점이다. 최저 보증이율이 다양하고, 특약선택 가입으로 질병까지 보장도 가능하다. 회사 마다 사업비, 배당률에 의한 배당금 지급, 할인제도 및 부가혜택 등 상품 특성이 다양하다.

은행에서 가입하는 연금신탁 상품은 안정형, 채권형 등 실적배당상품 등이 있다. 은행에서 납입 원금을 보장한다는 것과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들 상품은 올해 연말 정산에서 절세 효과를 볼 뿐 아니라 연금 수령 시까지 세금이 징수되지 않아, 세금이 이연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절세형 상품으로서의 매력 뿐 아니라 확정 금리에 비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라면 연금저축펀드 가입을 고려해볼만하다. 10년~20년 뒤 물가상승률이 걱정되고, 앞으로 부양 가족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20~30대의 구미에 더 맞다.

연금저축펀드의 장기 수익률은 고수익율을 추구하는 그룹 주 펀드에 못지 않게 양호하다. 지난 6일 기준으로 주제별 펀드의 최근 3년간 수익률은 연금저축 30.13%, 퇴직연금 30.13%, 개인연금 19.30%씩으로 나타나 삼성그룹펀드(48.74%), 배당주펀드(30.74%)에 맞먹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노린 원자재펀드(6.10%)나 천연자원펀드(-8.62%) 보다 운용성과가 훨씬 뛰어난다.

수익률은 아무래도 액티브주식형이 채권혼합형 보다 낫다.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KB연금가치주증권투자신탁(주식)으로 수익률은 19.05%다. 3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한국투자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1호(주식)으로 60.10%에 달한다.

길재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는 “연금저축 펀드는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투자기간이 단기라면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월적립식의 장기투자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 요즘 같은 하락기에는 매수 단가가 낮아질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길 이사는 또한 “장기 투자 시 고려할 점은 시황이 아니라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다. 근본적으로 머지 않은 노후를 위해 자금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측면에서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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