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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暗雲 짙어진 글로벌 증시, 어디로 가나
세계 경제가 선진국의 재정위기와 신용경색 우려, 유동성 과잉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미국과 유럽 증시의 출렁임에 따라 신흥국 증시도 덩달아 폭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위험이지만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라 처방이 쉽지 않다. 해결의 시간을 벌기 위해선 일단 미국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과 유럽의 양적완화가 필요하지만, 미국은 이미 돈이 풀릴 대로 풀렸고 유럽은 내년 주요국의 선거 일정 때문에 글로벌 공조가 쉽지 않다.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선진국 경제가 흔들리면 여전히 우리 기업들의 이익도 20% 안팎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하반기 및 내년도 실적이 10% 가량 하향조정되면서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비동조화)에 대한 기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 암운 짙어져= 전일 유럽 증시는 독일 -5.27%, 프랑스 -4.73%, 이탈리아 -4.83%, 영국 -3.57% 등 주요국 증시 모두 3~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유럽 및 미국 대형 은행들에 대해 2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도이치뱅크,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급락 양상 보이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지난 주말 부진한 고용 지표가 발표되면서 2%대 급락했던 미국 증시는 전일 노동절을 맞아 휴장했다. 8일로 예정된 오바마 연설, 24일 FOMC 등에서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기대할 만한 수준의 대책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입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세계 금융위기 재발 우려의 핵심이 유럽계 금융기관의 자금 경색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ECB의 양적완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이탈리아, 스페인의 국채 매입을 시작했으나 매입 규모가 줄자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오는 8일 ECB 통화정책 결정에서 좀더 강하게 국채 매입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QE(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은 한층 더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ECB의 양적완화 결정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도 긴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ECB의 국채 매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증시 롤러코스터 장세 계속= 문제는 선진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어렵사리 이행된다고 해도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회복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인 물가압력이 지속되는 이머징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부양으로 인한 추가적인 경기모멘텀 약화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 경기부양 보다는 중국의 ECB 국채매입과 같은 이머징내 유동성의 유출을 동반한 정책협력이 보다 요긴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 대해 일각에선 기업들의 달라진 체력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세계 증시의 폭락 속에서 국내증시의 추가 조정도 불가피하다.

실제 이익의 하향조정 폭이 증시하락 폭을 초과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2011년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3개월간 -11.0% 하향 조정됐고 같은 기간 2012년 전망치는 -7.5% 하향 조정됐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적이지만 지금은 미국, 유럽의 경기를 방치하면 세계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가는 그림이라 이들의 정책 변수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전망”이라며 당분간 1700~1900 사이 박스권 증시를 예상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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