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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개발·재건축 조합 착해졌다?
고분양가 따른 미분양 적체에

할인·중소형 설계변경 적극적

고덕 아이파크 추가 할인분양

도심서도 3.3㎡ 2000만원 이하





부동산시장 장기 불황이 콧대높던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을 겸손하게 변모시키고 있다. 시공사의 일반 분양가 할인 요구나 중소형 평형 변경에도 전향적인 자세로 응하고 있는 것. 이같은 ‘착한 조합’으로의 변신은 고분양가로 장기 미분양 물량이 쌓여 고전하는 것보다는, 사업의 조속한 완결이 조합 측에도 이득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인 고덕 아이파크가 최근 추가 할인 분양에 들어갔다. 할인 분양은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세 번의 할인분양을 단행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다.

지난 2009년 8월 입주가 시작된 고덕 아이파크는 지상 12~20층 14개동 59~177㎡ 총 1142가구 규모로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238가구다. 사업시행자인 조합은 잔여가구의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최초 분양가보다 평균 15% 낮췄던 분양가를, 최근 추가할인을 적용해 15~41% 깎아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19억 5000만원이었던 177㎡ 1층 세대의 경우 11억 500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해졌다.

고덕아이파크는 지난 2009년 11월 분양 당시 3.3㎡당 최고 3000만원 넘어 고분양가 논란을 빚으면서도, 분양 당시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던 화려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오랜 침체를 거듭하자 대규모 미분양을 우려한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이 일반 분양가를 낮추는 등 시장에 순응하고 있다.사진은 최근 추가 할인 분양에 들어간 고덕아이파크 전경.

하지만 높은 분양가로 계약률이 저조했고, 입주 후에도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자 지난해 분양가 대비 9~10% 가량 할인 분양에 나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반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 간의 의견 차이로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됐던 왕십리뉴타운 2구역도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반분양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던 일반분양가가 3.3㎡당 평균 1950만원에서 결정됨에 따라 이르면 내달 일반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분양가는 3.3㎡당 1900만~2000만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왕십리뉴타운 2구역은 2005년 8월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2006년 6월 사업시행인가 및 2008년 8월 관리처분인가를 거쳤으며, 지구 지정 8년 만인 지난달 착공에 들어간 바 있다.

서울 도심지의 주요 재개발 사업지의 분양가도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탓도 있지만, 장기 미분양을 우려한 조합의 분양가 인하 움직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분양한 공덕아이파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790만원이었고, 마포자이의 분양가도 3.3㎡당 평균 1920만원선 이하로 책정돼 심리적 저지선인 3.3㎡당 2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조합에서도 과거 시장의 호황기에 보이던 사업형태를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를 적극 인하하고, 평형 변경에도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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