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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여전히 교전중
무아마르 카다피의 최후 보루였던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리비아 반군이 장악한 다음 날인 24일(현지시간)에도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서 교전이 지속되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아지지야 요새를 비롯해 알 만수라 지역, 외신 기자들이 머물렀던 릭소스 호텔 인근에는 이날 오후 카다피 측의 포탄이 날아들었다. 외신기자 35명은 카다피 친위대에 의해 호텔에 나흘간 억류되다시피 했다가 이날 무사히 풀려났다.

그러나 같은날 고속도로를 통해 트리폴리로 접근하던 이탈리아 기자 4명이 카디피군으로 보이는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이탈리아 외무부가 밝혔다.

알-아지지야 요새 인근의 아부 슬림 교도소에서도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카다피 친위대는 아부 슬림 교도소를 거점으로 빼앗긴 알-자지야 요새에 반격을 가하는가 하면, 포위해 오는 반군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교도소 수감자의 대부분은 정치범으로 이미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 친위대는 또한 도심에서 공항으로 이르는 건물에 숨어 지나가는 차량과 사람들에게 사격하는 등 반군에게 밀리면서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아댔다. 트리폴리뿐 아니라 미스라타 및 튀니지와 접한 즈와라 등 지방 도시에서도 카다피를 지지하는 세력이 탱크와 박격포 등을 동원해 반군을 공격했다. 트리폴리 주민들은 반군의 도움을 받아 지역 단위로 검문소를 운영하며 카다피 측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반군을 이끄는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는 그동안 동부 벵가지에 뒀던 본부를 트리폴리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NTC의 만수르 사이프 알-나스르 프랑스 주재 대사는 “위원회 인사들이 벵가지에서 트리폴리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트리폴리에서 카다피의 잔당들을 몰아내고 치안을 확보하는 대로 과도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군은 카다피를 사로잡거나 사살하는 사람의 죄를 사면해주겠다고 공표하고 130만달러(약 18억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등 카다피 진영의 내분을 노린 심리전도 펼치고 있다.

요새가 장악 당하기 전 지하 터널을 통해 외부로 도망친 카다피는 지지기반이 탄탄한 고향 시르테 또는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650㎞ 떨어져 있는 사막지역인 사바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한희라 기자/hanira@herla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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