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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러 김정일 속내는......경협·지원 잇속 챙기고...균형외교 中 쏠림 벗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경제적 실리와 균형 외교를 동시에 꾀하려는 다목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관ㆍ송전선 구축 공감대=워싱턴포스트는 21일 “북한이 남ㆍ북ㆍ러 3국 가스관 연결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러시아의 가즈프롬은 30년 동안 한국에 연간 100억㎥의 가스를 수출할 수 있으며, 북한은 수송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남ㆍ북ㆍ러를 잇는 가스관이 설치될 경우 북한은 한 해 가스 통관료로 1억달러 정도의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이 중국과 공동개발에 나선 나선특구와 나진항 등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 역시 양국 간 공동 관심사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은 “나진ㆍ선봉 출항권을 얻어내려는 러시아와 이 지역에 대한 중국 이외의 국가 투자를 따내야 하는 북한의 경제적 목적이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이 발전소’를 방문한 것도 러시아로부터의 전력 지원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이어지는 송전선 구축 프로젝트를 남북한에 제안하면서 전력 공급원으로 부레이 수력 발전소를 꼽아왔다. 이곳에서 생산된 잉여전력을 북한과 남한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2010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검토가 다시 중단된 상태지만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방러가 양국 간 협의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러ㆍ중 균형외교=정치ㆍ외교적으로는 북한의 중국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균형외교를 취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수년 동안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반면 소련 붕괴 이후 20년 동안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냉랭해졌다는 점을 들어 “김정일은 중국에 대한 의존 심화를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 경제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하지만 중국 일변도 외교의 균형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중국 일변도 외교에서 오는 부담을 완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양국 간 관계 복원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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