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정일 방러 속내는? 경협 및 대북지원 확대ㆍ중국 쏠림 외교 완화 목적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이후 9년만에 러시아를 전격 방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중국 방문에서 중국의 대북지원과 양국간 경협 문제에 있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만큼 이번 러시아 방문은 식량ㆍ에너지 등의 대규모 지원을 받아내고 나선특구, 시베리아 철도 사업 협력 등 양국간 경협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국제적으로 각종 제재와 압박에 시달리며 외교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대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이를 완화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에게 보낸 광복절 축전에서 “가스화와 에너지, 철도건설 분야에서 러시아, 조선민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한민국 사이의 3자 계획을 비롯해 호상 관심사로 되는 모든 방향에서 조선과의 협력을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남ㆍ북ㆍ러를 잇는 가스관이 설치될 경우 북한은 한해 가스 통관료로 1억 달러 정도의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 위원장은 또 벌목공이나 건설노동자의 극동지역 진출 확대, 대 러시아 채무완화, 러시아로부터의 전력 지원 등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예상 동선 중 극동지역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이 발전소’가 들어 있는 것도 전력지원 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북한이 중국과 공동개발에 나선 나선특구와나진항 등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 역시 양국간 공동 관심사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철저하게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중국만으로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러시아로 다원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ㆍ외교적으론 최근 북한의 ‘중국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지나친 의존은 북한에 독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극동지역 개발에 속도를 내고, 양국간 관계 복원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자국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중국과 미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 문제나 시베리아 철도 연결 문제를 연결 고리로 그동안의 중국 일변도의 흐름을 바꾸려고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경협으로 중국 일변도의 정책에서 오는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현태ㆍ김윤희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ㆍ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