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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2차선 유로존을 고려해야 할 때
궁극적 해법은 정치 통합

가까운 장래 실현은 불가능

고속·저속주행국으로 분리

일단 유로존 붕괴 막아야





유로존(euro zone)의 붕괴가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맞먹는 심각한 파급효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핵심국들은 견조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했으나 주변국 경제는 경기침체와 부채증가 등과 같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7월 21일 그리스 해법 모색을 위한 정상회담이 개최됐으며, 그리스의 디폴트 사태를 해결하고 유로존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공적자금 투입 등)을 골자로 하는 타협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유로존이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2차선 유로존(two-speed euro)’ 시스템이 가장 자연스러운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으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생각한다. 고속주행국과 저속주행국을 나누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유로존이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적 통합이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일과 같은 핵심국가들은 유럽 경제통화동맹(Economic and Monetary Union) 중 통화동맹(Monetary Union)에서는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지만, 경제(economic aspect)에서는 실패했다고 판단한다.

특히 그리스,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은 중심부 국가들의 지원 대가로 매우 엄격한 조건 충족을 요구받고 있다. 그리스 경제가 독일과 같은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긴축정책은 주변부 국가들에는 독이다.

영국은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기로 했던 자신들의 결정이 전적으로 옳았음을 절감하면서 자국 경제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유로존 국가들은 이와 같은 융통성을 가질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주변부 국가들이 경제적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다. 긴축정책은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2차선 시스템’에서 핵심부 국가들은 지금과 같이 고속주행로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 이들 핵심국은 주변국들에 무조건적인 지원을 할 필요도 없어진다. 주변부 국가들은 저속주행로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혜택을 볼 수 있다.

주변국들은 파운드화의 대규모 평가절하 혜택을 본 영국과 같이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고 자국민들에게 안전을 담보하는 동시에 자국의 경제상황에도 적합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2차선 유로존’ 시스템하에서는 두 개의 통화와 두 개의 금리가 요구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두 개의 통화가 동등한 지위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시행돼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당연히 존속돼야 한다.

주변부 국가는 통화약세를 통한 경쟁력 강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낮은 금리는 주변부 국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는 경제성장의 가능성으로 대체될 것이다.

유로존 문제의 해결은 새로운 정책이 경제성장을 재촉발하는 동시에 유로존 체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각개전투식 체제(multi-speed euro)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으며, 오직 ‘2차선 시스템’만이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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