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뉴욕증시 하락세
중국, 외풍 영향 제한적
긴축완화 전망 등 낙관
제과·게임株 수혜 기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쇼크 이후 반등하는가 싶던 글로벌 증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유로존 경제성장률 둔화와 독일-프랑스 정상의 유로채권 발행 합의 불발로 유럽과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급등했던 코스피지수도 17일 다시 조정이다. 한숨 돌릴 만하면 글로벌 악재가 연일 터져나오는 가운데, 그나마 믿을 것은 중국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긴축완화에 따른 수혜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독일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증가에 그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유로채권 발행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켈 총리가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독일이 나서지 않으면 유럽은 같이 망할 수밖에 없어 9월 18일 지방선거가 끝날 때쯤 메르켈의 스탠스가 좀 더 온건하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에 대한 불신은 깊어가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의 숫자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총 7180억달러를 운용하는 244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럽 경제 성장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지난달 22%에서 이달 71%로 급격히 늘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제니퍼 매코운은 “투자자들은 계속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것이다. 이제 수출도 개선되기 힘들어졌다. 그간 독일이 회복을 주도했지만 이제 독일이 기관차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실망스럽다 보니 펀드매니저들은 이제 중국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중국 경제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달 24%에서 이달 13%로 줄었다. 최근 돼지고기값이 안정되고 있고 유가하락까지 겹쳐 ‘물가하락→긴축완화→재정지출 증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대규모 내수시장 덕에 외풍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일부터 시작된 글로벌 증시 폭락에서 중국 증시는 비교적 낙폭이 작았다. 긴축완화 전망, 중국 연기금인 전국사회보장기금의 주식 매입 등으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일에서 16일까지 3.5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수혜를 볼 수 있는 우리 기업들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대표적인 중국 수혜 종목으로는 오리온, 롯데제과 등 제과주가 꼽히며, 최근에는 네오위즈게임즈 등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관련주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는 동시접속자 270만명을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베이징’ 노선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의 실질소비는 물가지수와 역의 관계를 보였다. 물가지수에 기여도가 높은 돼지고기 가격상승세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정유, 화학, 자동차, 유통, 음식료, 비철금속 등 중국 소비와 연동되는 섹터에 프리미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