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법원이 인터넷으로 폭동 참여를 유도한 20대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이례적 징역 4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16일 가디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영국 노스웨스트잉글랜드주(州) 체스터시(市) 법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폭동 계획과 참여 독려글을 올린 조던 블랙쇼(20)와 페리 서트클리프-키넌(22)에 각각 징역4년을 선고했다.

블랙쇼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스위치 때려부수기’라고 명명한 난동 계획을 세우고 참가자들에게 시내 패스트푸드점 앞에 집결하라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을 모니터링하던 경찰이 이 글을 발견, 현장에 병력을 배치한 탓에 폭도들이 모여들지 않았지만 글을 올린 블랙쇼는 즉각 경찰에 체포됐다.

다른 피고 서트클리프-키넌은 9일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워링턴 폭동’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워링턴 지역을 극도의 불안상태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서트클리프-키넌은 이튿날 잠에서 깬 후 자신이 올린 글이 ‘농담’이었다며 사과하면서 해당 페이지를 삭제했고 실제 폭동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폭동 계획이 페이스북 회원 400명에게 전달돼 지역사회에 공포가 확산됐다.

엘건 에드워즈 판사는 “피고 블랙쇼는 사악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피고는 다른지역에서 일어난 범죄를 기회 삼아, 같은 범죄를 평화로운 노스위치에 퍼뜨리려 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에드워즈 판사는 서트클리프-키넌이 실제 공포를 유발했으며 워링턴 경찰에 매우 중대한 긴장상태를 야기했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판결은 영국법원의 양형 기준에 비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다. 맨체스터 법원의 앤드루 길버트 판사는 이번 폭동 피고들에게 양형 기준을 벗어난 처벌을 내렸다며 “법원은 이같은 동시다발성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같은 행위가 개별적으로 벌어진 경우에 비해 더 중형을 선고해야 하고 그렇게 판결하리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영국 법원행정처는 폭동에 가담한 범법자들에게 일반적인 양형 기준을 고려하지 말라는 지침을 각급 법원에 전달한 바 있다. 영국 법무부에 따르면 16일 정오까지 법원은 이번 폭동 피의자 1277명 가운데 700명에 대해 구금 결정을 내렸으며 15일 정오 기준으로 115명에 대해 유죄 판결했다.

영국 정부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을 폭동 피해지역 보수ㆍ재건 작업에 투입할계획이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닉 클레그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사회봉사명령형을 받은 폭동 유죄 피고들은 피해지역에 배치돼 보수공사와 재건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그 부총리는 또 범인들을 피해자와 대면케 해 자신들의 행위가 불러온 인적피해를 깨닫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폭동이 한창이던 지난 8일 휴대전화와 SNS를 통해 내년 올림픽 시설물과 명소를 겨냥한 공격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경찰청 린 오언스 치안감은 “트위터와 블랙베리메신저를 통해 올림픽 시설과 웨스트필즈 쇼핑몰, 옥스퍼드스트리트가 공격 대상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추가병력을 투입해 이들 시설을 안전하게 보호했으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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