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이사회가 달라졌다. 라응찬 전 회장 시절 ‘특정인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신한금융 이사진들이 한동우 회장 체제에서는 ‘회장의 독주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17일 이사회 워크숍을 열어 지난달 실무진이 마련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신한금융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이사진들은 그룹내 최고 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그룹 경영회의’를 상설화하고, 그룹 CEO의 선임 연령을 규정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또 한 회장이 적극 추진 중인 매트릭스 조직 도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 회장은 지난 6월말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투자은행(IB)와 프라이빗뱅킹(PB) 담당 임원이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의 유사업무를 관장토록 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이사진들은 회장 선임 연령 제한과 그룹 경영회의 신설에는 동의하지만, 매트릭스 조직 도입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을 한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초 새 이사회 멤버가 구성된 이후 과거와 달리 워크숍 개최 회수가 늘었다”며 “이번 워크숍에서는 한 회장이 매트릭스 조직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일부 이사진의 우려를 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 전 회장 시절 신한금융 이사회는 라 전 회장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서 거수기 이사회라는 지적과 함께 ‘신한사태’를 초래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경영진간 내분사태 이후 멤버가 확 바뀐 이사회가 회장 독주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워크숍에서 논의된 지배구조 개편안을 최종 확정한다. 새로 신설되는 그룹 경영회의는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그룹내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제가 될 그룹경영회의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 등 자산 10조원 이상 계열사의 CEO 5명이 정식 멤버로 참여한다. 이들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게 된다는 게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