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와 우유업체간의 원유(原乳) 가격 인상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양측이 ‘130원+α’선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적용 시기를 놓고 다소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16일 낙농가와 유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진행된 비공개 협상을 통해 낙농가들이 현재 리터(L)당 704원인 원유가격에 대해 정부 중재안인 ‘130원+인센티브 8원’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비공개 채널을 통해 양측 대표들이 어느정도 합의점을 찾고 있다”며 “정부가 중재안으로 내놓은 ‘130원+인센티브 8원’이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유업체는 이미 정부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낙농가들이 중재안을 받아들 일 경우 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는 주말간 이뤄진 비공개 접촉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경우 16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어 원유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양측이 인상가격의 적용 시기를 놓고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어, 협상 타결을 막연히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 낙농농가들은 인상분을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업체들은 내년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로부터 원유가격이 올라도 연내에 유제품 소비자가격 인상은 자제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만약 양측이 합의해 리터당 원유가격이 현행 704원에서 834원으로 오를 경우 현행 2200원 선인 우유 1리터 제품의 가격은 약 300~400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유 자체가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하는데 중요한 품목인데다, 우유값 인상이 빵, 아이스크림, 치즈, 분유, 등 물가를 산정하는데 포함되는 다양한 가공식품에 연쇄적으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큰 상황에서 물가 당국입장에서는 연내 우유값 인상이 제법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유값이 인상되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의 무상급식 예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전체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데 필요한 총예산은 2842억원이며 이 중 우유값은 13.4%인 380억원대다. 단순계산할 경우 우유값이 19.4% 오르게 되면 무상급식에 필요한 총 우유값도 74억원 정도 오를 전망이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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