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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 대란’ 면했지만 ‘물가 불안’은 커져…낙농가, ‘원유 130원 + α’ 수용
50여일간 지속된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간 우유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낙농가들이 정부가 제시한 원유(原乳) 납품 단가 130원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유대한은 피했지만 3년여 만에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유제품과 유제품을 사용하는 빵이나 아이스크림, 커피음료 등의 식품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는 13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원유 납품 단가 ‘130원+α’ 인상안을 수용키로 했다. 낙농가들은 정부가 중재한 협상을 마다하고 유업체들과 개별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은 낙농가에 유리하게 여론이 조성된 상황에서 더 버틸 경우 자칫 낙농가쪽으로 쏠린 동정표가 오히려 비난의 화살로 바뀌어 ‘우유 대란’을 일으킨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중제안중 130원 +의 ‘α’는 품질 좋은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동기부여 차원에서 1, 2등급 원유에 지급했던 인센티브를 낙농가마다 ℓ당 평균 8원을 주는 방안이다. 이 안은 당초 2등급 원유에만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1등급 원유에도 인센티브를 부과하는 방안으로 선회해 인센티브 가격이 조정됐다.

유가공업계는 정부안을 수용한 만큼 낙농가와 유업체 대표 등은 법에 따라 16일 예정인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130원+α’ 인상안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인상 적용 시점 등도 이날 함께 조율한 뒤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 인상안이 최종 발표되면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 공급 가격은 834원으로 오른다. 전례를 감안할 때 원유가가 130원 오르면 유제품 업체들은 현재 2200~2300원인 1ℓ짜리 우유 소비자가격을 300~400원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제품은 물론 우유를 식재료로 사용해 만든 제빵이나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원유 납품가 인상이 유가공품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 부담만 늘어나게 된 셈이다. 농림식품부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유업계에 연내 소비자가격 인상을 미룰 것을 종용하고 있지만, 우유업체들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최남주 기자@choijusa>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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