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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값 더 오르고 유가 더 떨어진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기정 사실화 되면서 금값과 유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급등세를 이어가는 반면 유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성장세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둔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이런 회복 둔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전망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FOMC 성명 발표 전에 장을 끝낸 금은 이날 온스당 1750달러에 다가서며 전날에 이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 종가보다 29.80달러(1.7%) 오른 온스당 17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콜린 펜톤 JP모건체이스 상품시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당초 금값 예상치를 수정해 “올해 안에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전 JP모건의 금값 예상치는 온스당 1800달러였다.

스위스 프랑 역시 이날 최고가를 경신했다. 스위스 프랑은 FOMC 발표 직후 한때 달러당 0.7085까지 급등했다. 하루 상승폭이 6%를 넘어서면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시장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최근 스위스 프랑의 급등세는 지난해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이후 발생한 전세계 환율전쟁을 상기시킨다”며 “스위스 중앙은행이 급격한 통화가치 절상을 저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경기 둔화 공포감을 감안할 때 스위스 프랑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유가는 FOMC 성명에 대한 실망감으로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유가가 8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01달러(2.5%) 떨어진 배럴당 79.3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WTI의 종가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이달 들어서만 17%가 하락한 것이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9일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석유 수요량이 지난달 전망치보다 각각 15만 배럴, 2만 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해 동안 원유시추 붐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상태인데 경기둔화 우려로 석유 수요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유가가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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