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의 매매동향에 따라 증시가 출렁거리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제고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특히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보고라도 주식을 팔도록 돼 있는 기관투자가의 ‘로스컷’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과 개인투자자들의 간접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매 여파로 인해 최근 증시가 연일 폭락하는 등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과 관련, 중장기 대응 과제로 검토하는 것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9일 오전 자본시장 최고경영자(CEO)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업계 건의사항을 들은 뒤 “시장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장원칙과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업계 건의 사항을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 진재욱 하나UBS 사장, 최홍 ING자산운용 사장, 김동연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본부장 등 자본시장 최고경영자(CEO)와 김 위원장,홍영만 증권선물위원, 진웅섭 자본시장국장이 참석했다.

홍영만 증선위원은 “이날 간담회는 최근 증시동향을 파악하고, 업계 대표들과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최근 증시 폭락은 우리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는데 참석자들 모두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시장의 반응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으며 투자자 심리 안정을 위해 각 권역이 노력하고 좀 더 기술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투협은 이날 오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 계획이다.

홍 위원은 “이 자리에서는 우리 증시가 지나치게 외국인 위주로 움직인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을 제고하는 방안이 있는 지 좀 더 깊이 연구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여력(주식 매수여력)은 충분한 것 같다. 눈이 다 내렸다 싶을 때까지 눈을 치우지 않는 것처럼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 시장이 안정추세를 보이면 자금여력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대표는 지난 8일 주가반등에 대비해 새로운 펀드에 가입했다고 소개한 뒤 △주식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 기관투자가들의 로스컷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금융위는 가능한 지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