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동안 발생하는 화재의 대부분이 겨울에 집중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국민들의 인식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최근 4년간 계절별 화재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계절적 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부 화재의 경우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발생 패턴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방재연구소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 4년동안 발생한 총 18만 6694건의 화재사고를 분석한 결과, 주택 주방화재의 경우 여름철(6월~8월)이 겨울철(12월~2월)에 비해 무려 30% 가량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전체적으로는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주택에서 주방으로 구역을 한정할 경우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음식물 조리와 빨래 삶기에 의한 화재가 겨울철 대비 각각 1.5배, 3배 더 많이 발생했다. 지난 2007~2010년 동안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는 여름철이 3317건이었다. 이는 겨울철 발생건수 2520건 보다 32% 높은 것이다.

이 처럼 여름철 주방화재가 많은 이유는 주택 주방화재 발화원의 80~90%를 차지하는 가스렌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주방화재의 발생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오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간은 주로 주부들이 가사 및 개인시간을 보내는 시간대로, 가스렌지 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주요 도시별 발생비율은 광주 228%, 대전 197%로, 겨울철에 비해 2배 이상 더 발생했으며, 이어 서울 162%, 부산 155%, 울산 149% 순이었다. 즉 서울 및 6대 광역시의 경우 겨울철에 비해 약 1.6배가 여름철에 발생하고 있었다.

최영화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박사는 “주방은 주택에서 화재발생 위험성이 높은 장소 중 하나”라며 “자주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위험성에 대한 자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규기자 @kyk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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